일본의 노사관계와 한국에 주는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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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노사관계와 한국에 주는 시사점
Path Dependency(경로의존성)
노사관계: 노동자를 대표하는 조직과 회사조직 간에 업무의 원칙을 둘러싸고 협의
하는 집단적 관계를 의미한다. 말 그대로 노와 사의 관계다.
노·사·정 관계: 여기에 정부를 포함하여 문제가 생겨도 한쪽에게만 잘못을 물을 수
없다. 각 행위주체는 서로 이해하고 유연하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 역시 이런
현실적인 역학관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Path Dependency: 한국의 노사관계가 현재의 모습으로 만들어지기까지 역사·경제
·정치적 배경이 있었음을 염두에 두자. 이를 무시한 채 다른 시스템을 적용하고자
할 수는 없다. 이 상관관계를 ‘Path Dependency(경로의존성)’라 한다.
※ 노사관계를 조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리더십’이라고 말하고 싶다.
각 회사를 대표하는 분들이 모인 전경련에서 이런 국제 세미나를 주최한 것은 더 의
미가 있다. 일본의 경우를 염두하고 생각해보자. 노사관계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
중 어떤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되는지를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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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노사관계 모델 특징
1. 노조와 기업 간의 협력적인 노사관계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유니온 샵(Union shop): 기업별로 조합이 있는 것은 제도적 전제가 된다. 한국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괄적으로 블루칼라(Blue-color), 화
이트칼라(White-color) 종사자들은 일정 연령과 지위가 되면 조합원으로 가입되었
다.
대졸 사원이든 고졸 사원이든 협정에 따라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는 제도이다. 조합
비는 조합원들의 월급에서 공제된다. 이때 회사가 정규 사원에 대한 ‘보장’에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종신고용, 연공임금곡선과 같은 제도를 토대로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한다.
2. 이러한 기업별 노사 위에는 산업별 노사협의가 존재한다.
이 모임은 단체협상이나 임금협상, 파업을 주도하는 모임과는 차이가 있다. 자신들
이 종사하고 있는 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토론하거나 요망사항
을 나눈다. 제도와 정책에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각 부서와 정책적인 협의를 한다.
일 년에 수회에 걸쳐 이런 대화의 장이 마련될 수 있는 것은 기업별 노사관계가 협
력적이라는 배경에 밑바탕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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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노사관계 모델 특징
3. 단체보다 노사협상에 비중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단체 테이블에 참석하는 노사의 대표와 노사협상에서 협상하는 대표는 같은 사람이
다. 이 사람들이 형식상 노동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상대방과 사각 테이블에 마주앉
는 단체협상과 원탁에 앉아 협상하는 노사협상 때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숨은 상징
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노사협상이 법률
에 의해 강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사협상은 법률의 강제가 아닌 노사의 자율이
나 자발적인 관행으로 만들어진다.
4. 노사가 자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노사자치)이다.
임금인상에 국가는 개입하지 않는다. 단체 협상이 이루어지는 곳은 철저히 기업이
다.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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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가족주의와 민주주의적 요소 결합 속에 일
본적 노사관계 모델 탄생
일본의 고도의 경제발전이라는 기반 속에서 지금의 노사관계 모델이 탄생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로 경영가족주의 전통이 있었고, 두 번째로 1920년대
에 유행한 다이쇼 Democracy가 있었다. 다이쇼 Democracy는 단적으로 말해 노동
조합과 법률을 만들려는 움직임이다. 상당히 활발한 움직임이었음에도 회사 측은
산업별 노사협상에 대해 소극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고 기업 내부에 공장위원
회를 만들려고도 했다. 악영향을 낳은 일이었지만 ‘산보’라 약칭하는 산업보국회 운
동도 있었다. 노조가 아닌 근로자가 회사수준의 대표 조직을 만들려는 시도였다. 이
모임으로 근로자는 기업 수준의 비중으로 협상에 참여하게 된다. 이런 전통은 1945
년 전쟁 전부터 있었고, 제2차 세계대전 중 노동조합이 만들어지면서 모임을 만드
는 의의가 중요하게 떠올랐다.
일본의 노동조합법과 비슷한 규정을 한국 역시 가지고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법상
조합은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노동조건의 유지개선 및 기타 경제적 지
위의 향상을 꾀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조직·단체'라고 정의되어 있다. 동시에
조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조건들도 명기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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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가족주의와 민주주의적 요소 결합 속에 일
본적 노사관계 모델 탄생
첫 번째는 과장급 이상의 사용자 이익대표자가 참가한 모임이다. 기업에서도 어떤
직급까지를 조합원으로 간주해야 할지 매년 회의에 부친다. 큰 변동은 없지만 그 마
지노선은 과장이다. 과장 이상이 되면 조합원에서 비조합원으로 전환된다. 연령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0세 후반부터는 조합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두 번째로 사용자로부터 운영을 위해 경리상 원조를 받는 집단이다. 사측으로부터
참가자에게 급여가 나가는 것, 전임노조에 대해 월급이 지급되는 경우는 조합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회사가 고의적으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조합으로 조종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합에서 사용할 공간을 빌려주는 단순한 편의제공
은 허용된다.
세 번째는 복리수행사업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이다.
네 번째로는 주로 정치•사회 운동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경우도 노동조합법상 인
정되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예를 들어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일단은 회사에 폐를
끼치게 된다. 그렇다고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도 없기 때문에 노동조합법은 노
동조합인지 아닌지 정의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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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가족주의와 민주주의적 요소 결합 속에 일
본적 노사관계 모델 탄생
다시 일본 모델의 발생배경으로 돌아가자. 제2차 세계대전 후, 그러니까 1945년부
터 1954년 사이에 자연발생적으로 기업별 조합이 만들어지고 정착되는 배경이다.
개인이 산별조합에 직접적으로 가입하거나 협상에 의해 노동조건을 향상시켜 보자
는 운동은 1950년대 초반에 있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경영자의 실패도 원인이었
지만 기업별 조합이 바람직하다고 대부분 생각한 탓이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알아
둘 필요가 있는 것이 1950년 전반부터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산별노조는 기업별
노조의 단순한 연합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곧잘 ‘주주 자본주의’라고 표현되는, 경영과 자본이 분리되는 전통이다. 외국자본
투자도 있고, 기간 투자자들이 주주로서의 성격을 가짐으로써 성립되는 부분도 있
으며 일본의 경영자들은 현재까지 가지고 있던 ‘경영자 자본주의’라는 생각을 계승
하고 있다.
다섯 번째는 블루칼라(Blue-color)를 포함한 정사원(현장 근로자 포함)의 생활보장
이다. 종신고용과 연공별 임금이 그 방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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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가족주의와 민주주의적 요소 결합 속에 일
본적 노사관계 모델 탄생
일본의 노사관계 모델은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 속에 완성된다. 거의 비슷한 시기지
만 엄밀히 따져 조금 앞선 시기, 1955년에 일본의 생산성본부(지금의 사회경제생
산성본부)가 만들어진다. 직접적으로 꼽지는 않지만 일본의 노사 모델을 만든 여섯
번째 요인으로 꼽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이었다.
생산성 3원칙의 내용은 고용보장, 노사협의(협력)에 의한 파이의 확대, 파이의 공정
한 분배이다. 이 기본에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본•기술도 중요하지만 이보
다 인적자원개발을 더 중시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있다. 즉, 고용관리와 노사관계
가 생산성 향상의 열쇠라는 사고방식이다. 이를 명백히 정의한 것이 생산성 3원칙
이고, 이 원칙은 현재까지 건재하게 계승되고 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에서 2년 전 기업 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발표한 문서
를 보면 ‘1990년대 큰 어려움을 극복한 것은 신뢰를 기본으로 한 노사협력의 결과’
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원활한 노사의 관계가 경쟁력의 원천이며 생산성 3원칙은
오늘날에도 보편적 의의를 지닌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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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가족주의와 민주주의적 요소 결합 속에 일
본적 노사관계 모델 탄생
일본의 노사관계 모델은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 속에 완성된다. 거의 비슷한 시기지
만 엄밀히 따져 조금 앞선 시기, 1955년에 일본의 생산성본부(지금의 사회경제생
산성본부)가 만들어진다. 직접적으로 꼽지는 않지만 일본의 노사 모델을 만든 여섯
번째 요인으로 꼽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이었다.
생산성 3원칙의 내용은 고용보장, 노사협의(협력)에 의한 파이의 확대, 파이의 공정
한 분배이다. 이 기본에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본•기술도 중요하지만 이보
다 인적자원개발을 더 중시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있다. 즉, 고용관리와 노사관계
가 생산성 향상의 열쇠라는 사고방식이다. 이를 명백히 정의한 것이 생산성 3원칙
이고, 이 원칙은 현재까지 건재하게 계승되고 있다.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에서 2년 전 기업 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발표한 문서
를 보면 ‘1990년대 큰 어려움을 극복한 것은 신뢰를 기본으로 한 노사협력의 결과’
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원활한 노사의 관계가 경쟁력의 원천이며 생산성 3원칙은
오늘날에도 보편적 의의를 지닌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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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가족주의와 민주주의적 요소 결합 속에 일
본적 노사관계 모델 탄생
특히 일본은 경영자들 사이에서 ‘회사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과 사고방식에 개개인
의 차이를 건너 뛴 전반적 합의와 공유가 생겨났다. 일본의 경단련(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인 캐논(Canon)의 미따라이 후지로 회장은 2008년 4월 9일 일본감사협회 강
연에서 “참된 경영자라면, 회사는 먼저 종업원 모두의 것이고 고객을 위한 것이고
지역과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적어도 일본
의 경영자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적대적 매수에 대해서도
“외자나 국내자본을 구분하지 않고 회사의 공적 가치를 훼손하고 주주에게 피해를
끼친다면 철저히 내쫓아야 한다. 경단련도 이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작정이다”
라며 단언했다.
따로 정의된 바는 없지만 ‘종업원은 애사정신을 가진 회사공동체의 성원이며 장래
경영자가 탄생될 중요한 인적자원, 그리고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중요한 파트너’라는 사고방식이 전반적으로 존재한다. 이론과 현실은 거리가 있더
라도 이것이 일본 기업과 경영자들의 주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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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가족주의와 민주주의적 요소 결합 속에 일
본적 노사관계 모델 탄생
종신고용에 대한 지난 10년 간의 추세를 살펴보면, 비정규직이 두드러지게 증가하
는 어려움을 겪었다. 고용근로자의 3분의 1, 여성근로자의 2분의 1이 비정규사원이
다. 반대로 장기고용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발표된 많
은 자료에는 장기고용이 감소하다 잠시 정체되는 상황이 나타난다. 여러 제도가 만
들어져 완만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고용이 줄고 비정규고용이 늘어나는
경향은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한국도 사정이 비슷한 것으로 안다. ‘국제적 추
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일괄적이고 평균적인 흐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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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사관계, 공생의 논리가 필요할 때
154개 회사에 외자 경영자에 대해 조사(한국갤럽), 의뢰: 전경련,에서
한국 노사관계 현실을 반영하는 질문
‘노사관계가 대립적이냐’는 질문에 82.9%가 대립적.
‘불안정한 노사관계가 기업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냐’는 질문에는 90%가 그렇다.
‘노동시장이 경직적이다’라는 대답도 68.2%였다.
한국의 노사관계를 좀더 협력적 관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노사가
무엇인가’에 대해 이념과 이해를 공유해야 한다. 이해가 대립되고 인식을 공유할 수
없다면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노사관계의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장치(Unit)를 마련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회사가 이익을 공유하도록 해주
는 장치(Unit)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회사 공동체가 하나의 장치(Unit)로 구축되
어 있고 정사원, 경영자를 포함한 회사원의 생활보장과 인적자원개발을 기본적으로
신경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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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사관계, 공생의 논리가 필요할 때
중요한 점은 ‘생산성 3원칙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노사가 협력하여 파이를 확대할
수 있는가, 그리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거나 생산력을 향상시킬 것인가’하는 문제다.
그 동안 일본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Soft Approach를 해왔다. 대기업을 중심
으로 하는 미국의 인사•노사관리 역사를 보면 Hard Approach, 즉 테일러리즘
(Taylorism)이 지배적인 것과 반대된다. 이러한 기계적 이론 하에서는 블루칼라
(Blue-color)들은 결코 자기 머리로 생각할 필요 없이 말할 것만 하면 된다.
HRM(Human Resource Management)의 Soft Approach와 고용의 안정•협의를 통
한 파이 확대, 공정한 분배라는 생산성 3원칙은 일단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
는 의도이다. 나도 일본에서 이 부분을 강조해왔다. 경단련 역시 생산성 3원칙을
‘불변의 법칙’으로 간주한다. 여기에 ‘회사가 이익공유 Unit이 될 수 있는가’하는 요
소가 덧붙여진다.
회사가 수익을 올리면 많든 적든 사원들에게 공정하게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어
야 한다. 사원이 손해를 봐야 회사가 이익을 보는 제로 썸 게임(Zero Sum Game)
으로는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만들 수 없다. 분배방식에 대해 주주와 회
사, 노동자 간에 논의가 있어야 하겠고, 정사원과 비정규직사원에 대한 문제 역시
앞으로 계속 대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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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사관계, 공생의 논리가 필요할 때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지금 당장 순식간에 협력적인 관계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 시
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노사에 의한 장기적 경영전략과 학계와 연계한 연구가 있어
야 한다. 앞으로 10년 후 한국 경제•사회가 어떤 목표점을 지향해야 하는지 의견을
나누고, 이해관계뿐 아니라 사고방식의 합의에도 노력해야 한다.
한국의 노사관계는 일본과 비교하면 아주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격이 절대로 플러스 요인은 될 수 없다고 본다. 이런 분위기를 바꿀 만한 지
혜를 많은 분들과 함께 모아야 한다. 일본 역시 1945년에서 1955년 전반에 노조가
정치적 경향을 보인 적이 있었지만 일본 생산성본부의 창설과 함께 전환되었다.
지나치게 정치화된 노조운동은 중장기적으로 언젠가 벽에 부딪히고 만다. 전투적인
노조운동은 결국 경제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다시 정치적으로 투쟁하게 된다. 이런
악순환은 일본에도 있었다. 그러던 것이 고도성장 속에서 일본 생산성본부가 내세
운 생산성 3원칙이 적용되면서부터 변화된 것이다. 회사가 돈을 벌면 노동자에게도
돌아오는 Win-Win관계를 어떻게 만들지는 ‘give and take’의 원리에 있다. 한쪽만
손해 보도록 유도한다면 상생은 불가능하다는 진리는 동물이든 식물이든 자연의 세
계에서도 존재한다. 자연에도 공생은 존재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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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에도 동요하지 않는 결단력만큼, 기개 있는 인간을 만들어내는 요인은 분명 없을 것이다.
테오도르 루즈벨트(미국의 26대 대통령)
何事にも動じない決断力ほど、気概のある人間を作り出す要因はおそらくあるまい。
セオドア・ルーズベルト(アメリカの第26代大統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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