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통일에 대한 주변 4국의 입장과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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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일에 대한 주변 4국의 입장과 정책
여인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I. 한반도 분단배경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반도 주둔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위해 해방 전후에 미국과 소련이 합의한 정도로만 알고 있음.
- 일부 사람들은 얄타회담(1945.2)에서 획정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음.
가. 얄타 비밀협정과 ‘맨하턴 프로젝트’
제2차 세계대전 시 연합국의 3거두(루즈벨트, 스탈린, 처칠)는 전후질서 논의를 위해 테헤란 회담(1943.11~12)을 가진데
이어 얄타에서 다시 만났음.
- 얄타회담(1945.2)에서 2가지 중대한 결정은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이 독일과 수도 베를린을 4분할 점령한다는 것과
3거두가 비밀협정을 체결한 것임.
- 당시 미국은 일본 점령에 100만 미군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계산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련군을 참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었음.
비밀협정의 주요 내용은 독일의 항복이후 2~3개월 내에 소련군이 대일전에 참전하기로 합의한 것임.
- 그 대가로 소련은 남부사할린과 쿠릴열도를 반환받고 만주의 여순항을 군항으로 조차하며 대련항의 국제화, 동청철도와
남만주철도의 중국과 소련에 의한 공동운영 등을 실행한다는 것이었음.
- 얄타 비밀협정은 강대국 권력정치(power politics)의 전형적 예라고 할 수 있음.
I. 한반도 분단배경
독일은 패망(1945.5.8) 이후 얄타 비밀협정대로 일이 순조롭게 진행 되었다면 아마도 일본이 미군과 소련군에 의해 분할 점
령 되었을지도 모름.
- 그러나 ‘맨하턴 프로젝트’의 성공(1945.7.16)은 우리 민족의 운명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음.
미국은 히로시마에 첫 번째 핵무기를 투하(1945.8.6)하고 일본 패망이후 공산주의 팽창을 저지하고 동북아 전후질서를 단
독으로 주도하고자 하였음.
- 반면 소련은 대일전 선전포고(1945.8.8)를 하고 이튿날 참전함.
- 미국은 두 번째 핵무기를 나가사키에 투하(1945.8.9)함.
나. 38선: 1945년 8월 10~11일 Pentagon에서 탄생
소련군이 만주, 한반도, 남부사할린 등으로 진공하게 됨에 따라서 미국 국방성에서 긴급 전략회의가 개최되었음.
- 1945년 8월 10일에서 11일로 넘어가는 심야에 일본군의 항복 접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국무성, 육군성, 해군성의 관리
와 고급장교들이 모였음.
국무성은 미군이 가능한 한 한반도 북쪽에서 일본군의 항복을 접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음.
- 그러나 즉각 동원 가능한 병력과 시간이 부족한 미군이 소련군의 진공 이전에 먼 북쪽에 도달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있었
음.
I. 한반도 분단배경
- 따라서 실제 군사능력을 넘어서 일본군의 항복을 접수하겠다고 제안한다면 소련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군측의
견해이었음.
결국 미군으로 하여금 가능한 한 북쪽에서 항복을 접수하게 하려는 국무성의 정치적 욕구와 미군의 명백한 능력한계를 조화
시키는 절충안으로 38선을 제안하게 되었음.
- 당시 미군은 한반도에서 약 500km 떨어진 오키나와에 있었기 때문에 38선 제안도 미군이 현실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곳
보다 더 북쪽이었음.
- 그러나 미군의 책임지역 안에 수도 서울을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였음.
이러한 38선 구상은 트루먼 대통령의 승인 하에 스탈린에게 전문으로 보내졌고(1945.8.15) 스탈린의 묵시적 동의를 얻어
38선 이남에는 미군, 이북에는 소련군이 각각 주둔하게 되었음.
결국 한반도에서 38선 획정은 공동의 적이었던 일본의 급작스런 패망으로 생긴 동북아지역에서의 세력공백을 둘러싸고
야기된 강대국 미국과 소련의 이념적, 권력정치(power politics)적 대립의 산물이었다고 할 수 있음.
다. 한국전쟁과 분단 고착화
이후 미ㆍ소간의 냉전과 국내정치인들의 분열로 한반도에 단일정부가 수립되지 못하고 남한(1948.8.15)과 북한(1948.9.9)
에 단독정부가 수립되었음.
I. 한반도 분단배경
- 한반도 공산화를 위한 북한의 전면적 남침으로 인한 한국전쟁(1950~1953) 및 휴전(1953.7.27)으로 분단상황이 고착화되
었음.
냉전시기에는 동북아 지역에 한ㆍ미ㆍ일 남방 3각체제 대(對) 북ㆍ소ㆍ중 북방 3각체제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역학구도가
형성되었음.
-「미ㆍ일 안보조약」(1952.4.28)과「한ㆍ미 상호방위조약」(1953.10.1)이 체결됨.
-「조ㆍ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1961.7.6)과「조ㆍ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1961.7.11)이 체결됨.
탈냉전 시기에는 동북아 지역에 한ㆍ미ㆍ일 대(對) 북ㆍ중ㆍ러 간의 느슨한 형태의 대립ㆍ견제 구도가 형성되어 있음.
- 한ㆍ소(1990.9.30) 및 한ㆍ중(1992.8.24) 수교가 이루어졌음.
- 러ㆍ북 간에는 동맹조약이 국가 간 일반조약인「조ㆍ러 친선선린 및 협조조약」(2000.2.9)으로 대체되었으나, 러시아는
북한 안보의 후견국 역할을 하고 있음.
II. 통일에 대한 주변 4국의 입장과 정책
한반도 주변 4국들은 공식적으로 남북한 통일을 지지한다고 선언ㆍ발표ㆍ언급하고 있음.
- 그러나 자국의 이해, 남북한 간의 무력충돌 가능성, 한국의 통일 감당능력 부족 등의 이유로 현재는 통일보다는 남북한
분단의 현상유지를 선호하고 있음.
-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음.
가. 미국
미국은 통일한국이 시장경제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경우 통일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임.
그러나 통일은 현재 미국의 한반도 사안에서 시급한 사안이 아님.
- 가장 시급한 현안은 북한 핵문제임.
최근 미국 내 한반도문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통일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북한 핵과 미사일, 인권 문제 등의 해결전망이 비관
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통일문제를 언급하고 있음.
미국이 한반도 통일을 급속하게 추진하는 것은 북한뿐만 아니라, 중ㆍ러의 반발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서두르지는
않을 것임.
II. 통일에 대한 주변 4국의 입장과 정책
나. 일본
통일한국이 일본에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가에 따라서 일본의 입장과 정책이 달라질 수 있음.
- 통일한국이 한ㆍ미동맹을 견지하면서 한ㆍ미ㆍ일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경우, 일본은 한반도 통일에 우호적인 입장과
정책을 취할 것임.
- 그러나 통일한국이 대중 편향이나 반일 노선을 취하는 경우, 일본은 한반도 통일에 부정적인 입장과 정책을 취할 것임.
- 일본은 통일한국이 핵보유국으로서 반일 민족주의 노선을 취하는 경우를 가장 경계할 것임.
다. 중국
중국은 공식적으로 한반도의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지지하고 있음(1992년 한ㆍ중 수교 공동성명 제5조).
- 한반도 분단보다는 통일이 외세개입 여지를 축소시킴으로써 안보적 불안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고 판단함.
- 한반도 통일은 평화롭고 안정적인 주변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중국의 번영 및 동북아 지역의 경제협력에 유리하다고
판단함.
- 한반도 통일이 중국 통일에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함.
그러나 중국은 한반도 통일에 대한 부담도 가지고 있음.
- 통일과정에서 무력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
II. 통일에 대한 주변 4국의 입장과 정책
- 한국 주도의 통일은 미국 영향력 하의 통일한국을 의미함.
- 한반도 통일이 조선족 등 중국 내 소수민족들의 민족주의를 자극할 수 있음.
- 통일한국은 간도 문제 등 복잡한 국제법적 분쟁을 야기할 수 있음.
이와 같은 배경에서 2020년 소강사회(小康社會)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은 외세의 개입 없는 남북한 당사자에 의한
평화적 통일만을 지지하고 있음.
- 중국에 우호적인 통일한국, 최소한 중국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중립화된 통일한국을 기대함.
- 중국은 한반도 통일 시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음.
중국은 북한의 급변사태나 붕괴 가능성을 심각히 우려하고 있음.
- 남북한 간의 무력충돌ㆍ북한의 대남 도발ㆍ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를 구실로 하는 미국 등의 국제개입 가능성을 우려함.
다. 러시아
러시아는 평화적인 그리고 반러시아 동맹을 맺지 않는 상태에서의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고 있음.
- 그러나 현재는 평화통일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고, 한국이 미국의 지원을 받아 북한을 흡수통일 하는 것보다는
분단상태를 선호하고 있음.
II. 통일에 대한 주변 4국의 입장과 정책
러시아는 한반도가 러시아의 20여 개 접경국 중 하나이기 때문에 친미ㆍ반중의 통일한국 등장을 ‘동방의 NATO'와 같은 것
으로 간주하고 이를 우려하고 있음.
-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접경지역이 역사적 관계를 공유하고 있고 선린과 우호로 연결된 특별한 이해지역, 영향권(Sphere
of influence)임을 밝힌 바 있음(2008.8.31 3개 TV방송과의 인터뷰).
러시아는 한반도 통일을 먼 장래의 일로 간주하고 있음.
- 제1차 남북정상회담(2000.6)이 통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단지 먼 미래에 해결될 문제로서 제기되고 있다고
판단함.
- 제2차 남북정상회담(2007.10)과 관련하여, 러시아는 이를 지지하면서도 통일의 길은 멀다는 반응을 보였음.
러시아는 통일이후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은 중ㆍ러의 군비를 야기하고 이는 경제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통일 시 주한미군은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음.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