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라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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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박혜라의 그림

화가 박혜라
박혜라(서양화가)의 그림에는 늘 비가 내린다. 비 내리는 풍경, 그 중에서도 도
시의 풍경 ( 불빛을 반짝이며 지나가는 자동차,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 저
멀리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 등 )을 화폭에 담고 있다.
그 모습은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보여진다. 우리 눈이 직접 바라보는 풍경이 아니
라, 유리창에 한번 투영되어 비치는 비 오는 풍경을 그리고 있다. 그래서 박혜라의
그림은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캔버스가 아닌 유리창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정신 없이 바쁘고 혼란스럽기만 하던 도심도, 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통해서는 한없이 아름답고 투명해 보인다. 도시의 불빛은 빗물에 얼룩져 더욱 영
롱이 빛나고, 저 멀리 흐릿하게 번지는 빌딩은 평온해 보이기까지 한다.
창을 타고 내리는 비는 고이거나 머물지 않는다. 계속해서 흐른다. 그러기에 박혜
라의 비는 세상의 온갖 더러움과 이기심을 깨끗하게 씻어 낼 수 있다. 그래서 그녀
의 작품 속 비는 우울하거나 쓸쓸한 이미지만을 갖지는 않는다. 비를 통해 도시는
깨끗하게 정화되며 새롭게 태어난다.
박혜라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문명에 대한 고민을 화폭에 담고 싶어하는 서양화
가이다. 지난 몇 년 전부터 "비 오는 날" 연작을 그리고 있다. <찾아가는 미술관>,
<아트 페어>, <경기미술협회 대만 초대전>등 1백여 회의 초대전 및 그룹전을 가
졌으며 4회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