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씌어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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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쉽게 씌어진 시

창 밖을 보니 < 밤비 >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나
는 < 육첩방 >의 낯선 땅에서 이렇게 밤을 보내고
있구나.
< 시인 >이라는 내 처지가 현실에 적극적으로 몸
을 던져 행동을 하는 운명이 아니라 괴롭고 안타깝긴
하지만 이 역시 나의 < 운명 >이라 생각하고 시를
한 번 적어볼까? “부모님의 땀과 사랑이 포근하게 담
긴 학비봉투를 이 먼 땅에서 받아 생활하며 대학 노
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나 > 들으러 다닌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린 시절의 동무들과 헤어져
홀로 멀리 떠나 온 이곳에서 난 무얼 바라 이렇게 홀
로 < 내 속으로 들어가 보려 > 하는 걸까? 산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데 내 삶만큼이나 이렇게
< 가볍고 무의미한 > 시만 씌어진다는 것은 부끄
러운 일이다.
난 육첩방의 낯선 땅에 와 있고 창 밖에는 밤비가 내
리고 있다. 난 이 < 비가 내리는 밤 >을 생각하며
< 등불을 밝히는 > 존재가 되어야 하리라. 그리하
여 이 어두운 시대를 조금이라도 밝혀보려 애쓰며 분
명히 다가오게 될 아침을 기다리는 존재가 되리라.
이것이 내가 갖추어야 할 진정한 < 마지막 > 모습
이다.(< 최종적 > 목표라 생각한다) 이제 나는 나의
지나온 삶에 대한 < 반성 >을 통해 진정으로 내
< 현실 >의 모습을 내 < 마음 속의 생각, 다짐 >과
하나되게 만든 것이리라.
시간적 – 외로움
자아직접
성찰의
시간
현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공간적
– 억눌려
참여하지
있는
않음
상황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현실 인식, 자아 인식 및 표출의 도구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學費封套)를 받어
현실과 동떨어진 지식 추구,
안일한 삶의 태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상실감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자기 성찰
자신의 시작행위에 대한 내적 인식(역설적)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자괴감
반어적
탐색의 결과
- 현실 상황과
자아 사이의 괴리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어두운 현실 상황을 밝히고자 노력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현실적대한
자아와
희망적 상황의 도래에
믿음구분되는,
본인이 갖추고자 하는 궁극적 모습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현실적 자아와 반성적 자아 사이의
화해, 합일에 대한 믿음,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