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사회와 개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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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cript 이에사회와 개인주의

『이에사회와 개인주의-일본형 조
직원리의 재검토』
1.집필 목적
-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문명으로서의 이에사회』와 『부드러운 개인주
의』에서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얻고, 자신의 의견을 더해 일본사회 및 일본인의 특징
을 저술한 것이다.
-히라야마는 구몬 등의 입장을 세 가지로 나누어 정리한 후 그 각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첫째, 구몬 등은 일본형 자본주의의 조직 원리인 이에(イエ)의 기원은 율령국가의 해
체적 토착화와 함께 그 변경이었던 아즈마노구니(東國)에서 헤이안 말기에 성립한
개발 영주의 소령(所領)경영체로 보았다.
이에 대해 히라야마는 이에의 기원은 확실히 율령국가의 해체적인 토착화에 있지만,
변경에서는 율령제 이전의 우지(氏)사회의 특성이 농후하게 잔존한 것에 대해, 외래
문명의 강한 영향을 받은 구게(公家)사회에서는 토착적 요소와 외래적 요소의 혼혈
이 진행되어 후지와라미치나가(藤原道長)에 의해 일본의 독특한 이에라는 신종(新種)
이 창출되었다.
둘째, 구몬 등은 이에는 변경에서 경지를 개발하고 지킬 목적으로 기능적 계통
제(階統制)를 발달시킨 합리적인 조직이며,
주로 무사에 의해서 계승․발전되어 현대 일본의 기업 조직으로 이어진 이에사회
의 전통이 형성되어 왔다고 했다.
이에 대해
-히라야마는 이에는 교토라는 수도에 사는 구게들이 특정 직무를 가업으로서 이
어받은 경영체로서 성립했기 때문에 도시적 분업사회에 적합한 것이며,
-기나이(畿内)를 중심으로 하는 화폐․상품 경제 또는 자본주의의 발달을 촉진하
는 조직 원리로서 무사뿐만 아니라 초닌(町人)과 농민에게도 보급되어
-대규모 조직의 원리로서만이 아니라, 점원살이(丁稚奉公)를 내걸고 몸 하나로
사업을 일으키듯이 개인주의적 기업가 정신을 육성시키는 것으로서도 유효했다.
셋째, 구몬 등은
-구미형 자본주의의 정신이 개인주의적인 프로테스탄티즘과 결부되어 발전된 것
에 비해,
-일본형 자본주의의 정신은 개발․군사라는 세속적 목적의 집단적 달성을 최우선
한다는 이에의 기원에 나타나 있듯이
-당초부터 집단주의적․비종교적인 성격을 유지해 왔다고 한다.
이에 대해 히라야마는,
-이에 형성 때에는 유교, 대승불교, 밀교라는 외래 종교의 영향이 현저하게 인정
되었으며,
-업이라는 하나의 기능에 최선을 다하는 사상이 가마쿠라 신불교의 선택전수(選
擇專修)에 영향을 미친 것처럼 이에의 성립과 일본 불교의 개성적인 전개는 불가
분의 것이다.
-또, 이에는 득도에 의해 높은 종교적 경지에 이르지 않는 일종의 세속적 종교이
기도 하여, 다양한 예도(芸道)를 발전시킨 것이었다.
-이들 이에사회의 종교․문화적 특성은 사제(師弟)의 초혈연적인 결속이라는 점에
서 집단형성원리․집단주의로서 기능함과 더불어
-개인의 종교적 자기실현을 세속적인 장에서 구한다는 점에서 프로테스탄티즘적
개인주의와도 통하는 것이었다.
히라야마는 이 책은
-『문명으로서의 이에사회』의 이론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 밝히고 있
다.
-다만, 무사의 대두와 함께 쇠퇴하던 존재로서 소극적으로 밖에 평가되지 않았던
구게와 지샤(寺社)에서 적극적인 의의를 찾아냄과 동시에,
-집단주의라는 규정 아래서 간과되었던 개인주의․자유주의를 기업가 정신이나 종
교․문화면에서 재평가함으로써
-이에사회의 전통에 관한 식견을 보다 풍부하고 복층적으로 해서 전통을 고려한 오
늘날의 우리들의 새로운 창조․선택의 가능성을 넓히기 위해 공헌하려는 것이다.
히라야마가 이렇게 마음먹은 데는 야마자키의 저서『일본문화와 개인주의』에서 일
본문화의 주류를 도시적․사교적․개인주의적인 것으로 보고, 그것을 포섭할 수 없
는『문명으로서의 이에사회』는 일본 문명의 기초 구조를 논하기에는 일면적이라고
지적한 데서 촉발된 측면이 강하다. 즉, 야마자키의 비판에 응해서 도시적․사교적․
개인주의적인 주류 문화를 이에 사회 내부에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이에사회론은
문명론으로서 설득력을 더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었던 것이다.
쌍계제의 비혈연성
이에가 형성되기 전의 우지(氏)사회의 특성이 동남아시아의 도작(稻作)사회와
같은 쌍계적 네트워크의 제특성 즉, 집단형성이 혈연 이외의 조건에 좌우되기
쉬운 성질을 갖추고 있었다. 쌍계제사회에서는 혈연에 의해 자동적으로 성원의
범위가 정해지는 출자집단이 존재하지 않고 그 만큼 집단형성이 혈연 이외의
조건에 좌우되기 쉬워진다.
농민이 가산으로서 경지를 대대로 계승하는 이에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치수․
관개 기술이 향상하여 경지가 안정화해야만 했던 것인데, 경지가 안정한 후에
도 그 이전에 확립되어 있던 혈연에 얽매이지 않는 유동적인 집단형성의 원리
는 남아 있고 이에제도 속에 보존된 것이다.
네트워크사회에서도 ‘가족’이 가장 중요한 기본단위인데, 가족이란 거주 단위
그 자체가 아니라 근친이 포함된 ‘근친집단’이다. 이 근친관계는 초혈연성을 비
롯해 여러 가지 특징을 가지는데, 일본의 우지도 성원 자격과 수장자의 승계의
어느 쪽에 대해서도 부계, 모계 어느 쪽 혈연에 대해서도 구애받지 않는 초혈
연성을 갖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