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산악59-13년11월 (4108491 By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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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Vol. 59
DaeHakSanAk
Korea Student Alpine Federation
www.ksaf.or.kr
선인봉 표범길을 오르고 있는 연맹 OB들
발행일 2013년11월1일 발행인 정영목 편집인 박인성
편집위원 정효철, 이범희, 전푸르나, 이지혜, 박용희(사무국장), 이계남(등산아카데미 교무)
주소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559-3 아주빌딩
www.ksaf.or.kr [email protected] 전화 02-552-8868 팩스 02-552-8868
사진 박용희
제2회 한국대학산악연맹 볼더링 페스티벌
이창흠 이사 (심판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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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13년 9월29일(일) 12시-19시
장소 : 자스클라이밍짐(THE JA'S Climbing Gym)
관련 동영상 및 소식
http://www.youtubeM
http://alladidas.com/776
총평에 앞서서 130여명의 대학생들이 참여한 제2회
볼더링 페스티벌(이하 볼페)이 성공리에 마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재학생 임원진, 등반경기위원
회, 더자스, 아디다스 외 협찬사)에게 감사 드립니다.
우선적으로 무질서 속에서 발생한 부상자에 대해서
말해보려 한다.
볼페의 진행 의도는 “자유롭게 즐기자” 이다. 그래서
진행과 통제를 최소화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새로
운 방식이 참가자들에게는 낯설어 적응이 어려웠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볼페’ 당일 무질서와 혼돈은 생각
그 이상이었고 그래서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일반적인
대회의 기준에서 심판도 없고 통제하는 인원도 없었
기에 부상자가 발생한 것도 원인일 수 있지만 새로운
시대를 짊어지고 갈 대학생들인 참가자들의 안전의식
과 질서의식이 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2 한국대학산악연맹
기본적으로 안전하고 즐겁게 놀기 위해서는 볼더링
과 등반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연습이 필요한데 참
가자들은 아무런 준비 없이 반팔 차림으로 북극을 탐
험하다 찜질방을 본 것처럼 등반 욕구가 넘쳐나서 주
변을 살필 여유가 없었다. 또한 기존의 대회방식에 익
숙해서인지 여유와 배려가 부족하였기에 다음 볼페에
서는 타인과의 경쟁이 아닌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써
볼더링 문제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다음으로 볼페의 진행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원활한 운영과 진행을 위해서는 참가자 접수가 최소
1주일 전에는 끝나야 한다. 매번 늦게 신청하는 참가
자들도 참여하여 즐길 수 있게 배려하느라 접수가 페
스티벌 전전날까지도 확정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
생한다. 앞으로는 연맹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공지된
날까지만 참가 접수를 받고 신청이 되었는지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볼더링 대회 또는 ‘볼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장소 섭외가 중요하다. 대회 장소 선정은 연맹 행사 계
획이 확정되면 즉시 섭외를 해야 하고, 볼더링은 연맹
암장을 보수하여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다
(7페이지로 이어짐)
볼더링 페스티벌에 참가한 선수들
대학산악연맹 소식
 10월19일, OB 산행
자문위원회
 일시 : 10월19일(일)
 장소 : 약수암 릿지
 참석자(존칭 생략) : 정영목회장님, 정창호, 류중희,
이 찬, 정갑수, 이상세, 박용희, 배성우
 일시 : 10월24일(목) 오후7시-9시30분
 장소 : 미다림 (3호선 안국역 인근)
 참석 : 총 25명
- 자문 : 이영수 김시한 김기형 이홍기 김정원
임종하 류중희 김동수 이동수 이기룡 이동구
이영구 허훈
- 고문 : 이영균
- 재정 : 윤종성
- 80학번 : 양막동 김형만 이선용
- 임원 : 정영목 회장, 이동훈 이상세 박인성 부회장
배성우 이사, 박용희 국장, 전푸르나 학술부장
 진행 내용
- 전체 진행 : 이홍기 자문(홍익대 73)
- 정영목 회장 인사말
- 김기형 자문(고려대 71)-자문위원장으로 추대됨
- 김정원 자문(한양대 74)-부위원장으로 추대됨
- 총무간사는 조만간 선임 후 공지
- 감사패 -2분에게 전달
(이영균 전임자문위원장, 류중희 총무간사)
- 연맹 실정 및 현황보고 : 박용희 사무국장
# 즉석에서 총7명 11만원/월의 개인후원금 모집
- 연맹 재정 및 연맹암장 필요성 - 윤종성 전회장
# 이기룡 연맹암장 TF팀장 인사
가을을 맞아 아주 재미있고 시원한 등반이었습니다.
동기 암벽등반으로 뒷풀이에 함께 참석해주신 80학번
형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배성우 이사)
 11월3일, 선인봉 합동등반
11월1-3일 도봉산에서 실시되는 대학산악연맹 추계
아카데미의 마지막 날인 3일 날, OB 및 대학산악부원
들과 추계아카데미 팀들의 합동 등반이 있었다.
 일시 : 11월 3일(일)
 장소 : 도봉산 선인봉
 참석 : 총 23명 (존칭 생략)
전신규 백만식 정창호 류중희 김동수 이동구
지충현 이기룡 정갑수 이상근 민병일 양막동
이선용 허 훈 이상세 이상훈 이영동 이영구
권오웅 박용희
뒤풀이 참석- 정진규 윤종성 김헌태
도봉산도 짙게 단풍이 깔려서 등반하면서 단풍구경
도 하고 추억의 등반코스인 표범과 박쥐코스를 번갈
아 등반하는 하루였습니다.
80학번 형님들 9명도 함께 했고, 충북 진천에서 창호
형, 원주의 만식형도 오셔서 동수형의 리딩으로 표범
길 2피치까지 등반했습니다.
오 후 2 시 40 분 경 마 무 리 하 고 추 계 등 산 아 카 데 미
(11/1~11/3 2박3일) 수료식에 참석하여 재학생들을
격려했습니다. (박용희 사무국장)
 정관변경위원회, 1차 모임
 일시 : 10월29일(화) 저녁 7시-8시
 장소 : 연맹 사무실
 참석 : 총 7명 (존칭 생략)
- 한경수 위원장, 정영목 회장
- 위원 : 이홍기 정갑수 박인성 박명원 박용희
 주요 회의 내용
- 정관 변경 방향 : 실정에 맞는 정관으로 수정
- 정관 변경 회의 날짜 정함 (12월까지 월 2회씩)
- 정관 변경 일정 목표 계획
14년 1월 1차안 확정, 2월 전회장, 고문, 자문위
원등에게 회람하여 의견 청취, 3월 총회 인준
- 현 정관에서 변경, 삽입, 폐기되어야 할 조항에
대한 토의 (회원 정의, 예산, 회계, 이사회, 총회,
회기, 의결권한, 의결정족수 등)
www.ksaf.or.kr 3
대학산악연맹 소식
 제31회 대학산악인의 밤
 개인후원금제 (만원클럽)
제31회 대학산악인의 밤
행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연맹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시간과 더불어 올해의 산악인상, 산악문화상 및 박영
석특별상 시상을 함께 준비했습니다. 대학산악인의
밤 행사에 참석하시어 즐거운 시간 함께 만들어 주시
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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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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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장소
주관
주최
:
:
:
:
12월5일(목)요일 오후 7시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조병두홀
성균관대학교 산악회
(사)한국대학산악연맹(사무국 02-552-8868)
참석자 전원에게 기념품과 올해 엑셀시오를 나눠드
리며, 동기모임(송년회 겸, 10명이면 별도테이블 배
정함)도 적극 권유합니다
 재정후원 기금 현황
연맹에서는 연맹발전 및 재정확충, 특히 경상비 마련
을 위하여 재정후원위원(위원장 이명규)들의 재정후
원을 받고 있습니다. 총 25명의 재정후원위원을 목표
로 하고 있습니다. 재정후원위원들께 감사드립니다.
9월말 기준으로 재정후원 현황 및 입금계좌는 다음
과 같습니다.
계좌 : 국민은행 90255288680 (사)한국대학산악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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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위원
학교
정호진
연세대
박건규
건국대
정택주
한국외대
변유근
동국대
73학번 동기회
정창호
건국대
이광만
홍익대
윤종성
한양대
김정원(자문위원)
한양대
김용식
건국대
이명규
건국대
이기철
건국대
이하영
성균관대
김종호
고려대
김종남
고려대
맹형열
서울치대
합계
4 한국대학산악연맹
재정후원금
100만원
100만원
100만원
100만원
220만원
100만원
100만원
100만원
100만원
100만원
100만원
100만원
100만원
100만원
100만원
100만원
1,720만원
연맹에서는 연맹발전 및 재정확충 등을 목적으로 월
수만원을 자동납부하는 개인후원금제를 실시하고 있
으며, 후원회원에게는 각종 혜택을 드리고자 합니다.
계좌 : 국민 431801-01-143132 사)한국대학산악연맹
문의 : 박용희 사무국장 02-552-8868
“연맹에는 개인후원금이 꼭 필요합니다”
개인후원금을 납부 중인 회원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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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인
전두성
정영목
정갑수
이혜석
이상세
이영균
권병화
최중기
정호진
이찬
이동훈
류병화
이종국
전우현
김기형
배성우
김대욱
김재형
이동구
김수홍
이명규
배경미
조윤수
고영숙
이광만
김헌태
김수홍
박희동
남선우
이영수
김시한
양막동
김정원
오치봉
임종하
윤종성
학교
광운대
동국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동국대
고려대
서울문리대
연세대
서울미대
서울시립대
고려대
세종대
서울문리대
고려대
국민대
열린캠프
건국대
건국대
성균관대
건국대 71
덕성여대 83
서울미대 82
건국대 77
홍익대 71
동국대 80
서울대 84
광운대 82
중앙대 74
한양대 70
한양대 70
서경대 80
한양대 74
숭실대 86
건국대 74
한양대 78
시작 월
5월
6월
6월
6월
6월
6월
6월
6월
7월
7월
7월
7월
7월
7월
7월
7월
7월
7월
7월
7월
7월
8월
7월
7월
8월
8월
10월
10월
9월
11월
11월
11월
11월
10월
11월
11월
약정액
5만원
10만원
3만원
10만원
2만원
5만원
3만원
5만원
2만원
10만원
10만원
2만원
2만원
5만원
10만원
3만원
3만원
1만원
1만원
2만원
1만원
1만원
2만원
12만원
1만원
20만원
3만원
2만원
20만원
1만
1만
1만
1만
1만
20만
5만
가맹대학, OB 및 산악계 소식
 시니어클럽 제8차 깊가소 모임
 제94회 전국체육대회 ‘일반 등산’ 부문 참가
 일시 : 11월6일(수) 오후 7시~
 장소 : 역삼동 통쭈구미
 일시 : 10월19일(토)-20일 (일)
 장소 : 인천 관모산 일원
 참석 : 서울시 남대부 이도연(과기대 09)
서울시 여대부 배호경(국민대 12)
경기도 남대부 임대봉(강남대 08),
조강현(산기대 08), 홍승기(한국외대 10)
대구시 남대부 김대은(대구대 12)
연맹 시니어클럽 모임인 깊가소(깊어가는 가을에 소
주 한잔) 8차 모임이 11월6일 역삼동에서 실시됩니다.
이번 모임은 깊가소 모임과 더불어 연맹 ’73학번 입회
40년 축하 자리를 함께 갖습니다.
 가맹대학 산행 및 행사
각 대학 연중 등반 행사가 선인봉과 인수봉 일원에서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 제7회 경희대 선인 홈커밍데이 (10/12-13일)
 제5회 건국대 인수 클라이밍데이 (10/12일)
 제5회 연세대 노적 클라이밍데이 (10월27일)
제94회 전국체육대회 산악 경기가 지난 10월19~20
일 이틀간 인천 문학경기장 인공암벽 및 관모산 일원
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대회는 (사)대한산악연맹과 대
한체육회가 주최했으며, 전국 157명의 선수가 출전했
다. 스포츠클라이밍 난이도와 스포츠클라이밍 속도 경
기가 올해부터 전국체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20일 문학경기장 암벽등반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
으며, 일반 등산은 시범종목으로 19일 캠핑 뒤 20일부
터 독도, 구급, 산행, 장비, 매듭법 5개 항목으로 이론
평가 및 실기를 겸하였다. 시범종목은 정식종목 전 단
계로 향후 1-2년 안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다.
우리 연맹 회원들도 ‘일반 등산’ 부문에 참여하여 자신
의 기량을 한껏 펼쳤다.
제7회 경희대 선인커밍데이
 제2회 박영석음악회
 일시 : 10월17일(목) 18:30~21:00
 장소 : 강남구 청담동 킹콩빌딩 3층
박영석음악회는 작년 故박영석을 추모하는 음악회로
출발했으나 올해부터는 깊어가는 가을밤에 열리는 산
악문화행사로 음악회로 승화시켜서 더 많은 산악인들
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로 프로그램이 진
행되었다.
연맹에서는 총 17명(존칭 생략)이 참석했다.
임원(6명) – 정영목 회장 정갑수 이상세 박재필
김진성 박용희
고문(2명) - 이혜석 이영균
재정(3명) - 한경수 윤종성 이석호
자문(6명) – 이영수 이해동 임종하 남선우 류중희
배경미(행사진행, MC)
 부고
김진석(광운대 05, 전 재학생 회장) 부친상
발인 : 10월31일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한 000, 000, 0000
 AOK 2013 코리아 암푸1(6,840m) 원정대
‘AOK 2013 코리아 암푸1 원정대’(대장 안치영)가 네
팔 동부 마칼루-바룬 국립공원에 위치한 미등봉 암푸
1(Amphu 1, 6,840m)봉을 10월9일 정상 등정에 성공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원정은 알파인 스타일로 진행된 초등이며, 본 연
맹 출신으로는 오영훈(서울농대)과 김영미(강릉대) 대
원이 참가했다.
www.ksaf.or.kr 5
연재, '나는 짱구다'
제1화, 산악부원이 되다
안찬구(강남대 98)
1998년 3월, 여느 대학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신입
생이 넘쳐나는 풍요의 계절이다. 특히나 이성 친구가
없는 선배와 일을 부려먹어야 하는 학생회 간부, 그리
고 신입생을 모집해야 하는 동아리 선배들. 그들은 서
로 다른 이해와 욕망으로 한데 덩어리져 학교 주변의
각종 이모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불려준다. 나도 마
찬가지로 알코올 향으로 가득한 어느 술집에 앉아 있
었다.
“야! 인수는 말이야. 어 그러니까 인수는 말이야.”
옆에 테이블에서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면서 계속 인
수를 찾는 남자.
당연히 산악부다. 남들은 인수가 사람 이름이라고 생
각할 수도 있겠으나 부모님께서 당시로는 흔하지 않
은바위꾼이었고 인수, 선인을 고등학교 시설 올라본
나에게는 그게 북한산의 인수봉이고 선배가 또 뭔가
뻥으로 후배들을 꼬시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술자리는 무르익고 어느덧 그 선배가 옆에 앉아서 여
전히 친구 이름을 부르듯 인수를 부르짖고 있기에 장
단을 맞춰본다.
“지금 얘기하는 거 영길맞죠? 거기 쉽지 않던데···”
인수랑 친한 선배의 눈이 똥그래진다. ‘바위 해봤구
나.’를 시작으로 얼굴에 알코올인지 침인지 모를 분비
물을 맞아가며 많은 얘기를 들었다. 결론은 이런 거다.
“너는 산악부를 안 할 수가 없는 운명인 거야. 자! 부
실로 가자.”
모든 대학산악부원들이 비슷한 경험들을 겪었을 것
이라 생각한다. 이 정도의 스토리는 누구나 있게 마련
이니 더는 특별할 것이 없을 것 같은 나의 사건은 이
제부터 시작이다. 산악부원이 된다는 것. 별것 아닐 것
같은 그 단순한 일이 나에게는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된다.
산은 가도 산악부는 못 해요
부실로 가자는 선배를 따라 부실로 가서 한 잔을
더 했다. 몇 몇 선배가 더 있었고 거기서 나는 산
악부는 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미 등산학교를
나오시고 모대학산악부YB를 지원해주셨던 부모
님이 항상 말씀하시길
“산에 가고 싶으면 나와 내 후배들과 다니면 된
다. 산악부는 하지 말아라. 세상에 세상에 그런 산
거지(산그지)들이 없고 몸이 고생한다.”
그림 이인승(서울미대 12)
6 한국대학산악연맹
맞다. 나도 안다. 고등학교 시설 부모님과 함께 다니
던 모 대학 형들을 보면 다 떨어진 배낭에 아예 빨지
않은 것 같은 옷에 신발에··· 텐트는 왜 또 그렇게 다
구멍이 났는지. 그리고도 좋다고 밤새 술을 마시고 뻗
어있는 모습을 항상 봐 왔다. 그래서 나도 대학산악부
는 참 불쌍하다고 생각했었기에 들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대학산악부에게 신입생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같은 거다. 절대 놓치면 안되는··· 이후로 물량
공세가 이어졌다. 학교에서 내 얼굴만 보이면 뛰어와
서 대낮부터 술판. 집에도 안보내고 선배들끼리 바통
을 넘겨가며 술과 고기를 사 먹였다. 잠은 부실에게 자
고 수업은 듣는 둥 마는 둥. 이제는 선배들과 너무 친
해져서 내가 술 먹다가 산악부를 한다고 했는지 계속
안한다고 했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산악부를 들던 안 들던 상관 없다는 선배들에게 미안
했다. 그러던 중에 주말에 시산제가 있다고 같이 가자
고한다. 산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던 나에게 그걸 거
절할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부모님께 과 MT라고 거
짓말을 하고 집을 나선다. 산에 간다고 말을 안했으니
장비는 하나도 못 챙기고 옷과 신발만 챙겨서 부실에
오니 10년은 되어 보이는 배낭을 내준다.
‘아! 어쩌다보니 내가 산그지가 되버렸구나’
학교가 지방이다 보니 인수에 가는 것도 전쟁이다.
지금이야 광역버스가 많지만, 그 시절에는 학교 셔틀
이나 시외버스로 동서울터미널에 가야하는 고난의 길
이었다. 가는 길이 길고 귀찮은 것보다 나를 더욱 힘들
게 한 것은 민폐를 끼치는 집채만한 배낭과 그 배낭에
서 나는 냄새였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인수야영장. 언제나 그렇듯이
산에 오면 기분이 좋다. 야영에는 술이 빠지지 않고 즐
거운 시간이 계속되며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깔렸다.
술을 마시니 점점 목소리는 커지고 분위기가 무르익
을 무렵 두 개의 검은 그림자가 내 뒤에서부터 앞으로
깔리고 있었다.
연재, '나는 짱구다'
거짓말로 극적인 위기감의 절정
익숙한 목소리로 나의 이름을 부르시는 부모님.
나는 순간 얼어버리고 선배들은 모두 기립상태.
집에다 뻥치고 왔다는 걸 아는 선배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건 우연치고는 너무 극적인데다가 거
짓말이 들통나면서 위기감의 절정이다. 분명히 설악산
가신다고 하셨던 부모님이 일정이 바뀌어 인수로 등
반을 오셨고, 등반을 마치고 야영하는 다른 분들과 야
영장에서 저녁을 드시는데 내 목소리가 들려서 와보
셨다는 말씀.
아버지께서 선배들에게 냉정하게 바로 말씀하신다.
“우리 애는 내가 데리고 다닌다. 산악부는 하지 않을
꺼다.”
내일 내려가서 막걸리 한 잔 먹으라고 금일봉을 하사
하시고는 나를 끌고 집으로 가신다. 하루재에서 도선
사까지 부모님도 나도 말이 없다. 집에서도 취했으니
씻고 자라는 말이 끝이었다. 결국 그 다음날도 산악부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산악부 얘기는 주말이 다 되어
서 나왔다. 아버지께서 산에 안 가냐고 하셔서 안 간다
고 했더니 학교 산악부도 안가냐고 하신다. 잘 모르겠
다고 하니 그게 뭐냐? 할거면 제대로 하고 안 할거면
아예 하지 말라고 하셨다.
거짓말은 늘 나쁘다. 그리고 항상 더 큰 문제들을 만
든다. 그런 점을 확실하게 배우게 되었지만 부모님께
배신감을 드린 부분은 아직도 죄송스럽다. 선배들도
당시에는 꽤나 큰 충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동안 나에게 연락을 안 했으니···당연히 나랑 산에는
못 다닐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부모님께 선배들에
게도 미안하고 나도 또래들과 산에 가고 싶다고 뒤늦
게 허락을 구했다. 말씀은 간단히 ‘해라!’라고 하셨지만
다음날 잠금비너 두 개를 사오셨었다. 감사했다.
시작부터 우여곡절이 있었던 만큼 산악부에 대한 애
정은 남달랐었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가 말씀하신 “할거면 제대로 하던지!”
라는 말이었던 것 같다. 산악부원이 된다는 것 사실 별
일 아닌 것 같지만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
은 말이다. 뭐가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하겠다는 결심
이 먼저다.
“산악부 할거면 제대로 하던지!”
재학생 주장회의
 일시 : 2013.10.10 오후8시
 장소 : 서울시립대 과학기술관 14-414
 안건
1) 추계 아카데미 안내
도봉산 산장 → 도봉산 야영장
고급반 신설(정원 6명)
2) 공지사항
- 볼더링페스티벌 분실물
- 재학생 회비 독촉 (중앙대 당일 납입)
- 을지대학교 회장배 등반대회 홍보
3) 다이노월 신청 받음
4) 2013년 7차 주장회의 안내
11월7일(목) 오후8시 장소 미정
 강의
강사 : 김민규(인하공전09)
내용 : 지난 9월에 3박4일 동안 미국 요세미테를
등반하고 온 경험을 바탕으로 거벽등반 소개 및
등반영상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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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더링 페스티벌, 2페이지에서 이어짐)
이번에 섭외한 자스 암장은 암장지기 김자하씨가 연
맹을 위해서 장소를 대여해줘서 잘 사용했지만 연맹
에서 예산이 된다면 정식으로 빌려서 준비한다면 참
가자들을 배려한 진행 및 세팅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봄에는 ‘볼페’로 등반의 즐거움을
찾고, 가을에는 등반 대회로 그 동안의 노력에 대한 결
과를 확인하는 의미로 진행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재
학생 임원진들도 ‘볼페’로 호흡을 맞추고 가을 등반대
회를 준비한다면 더 원활한 진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시상과 상품이다.
‘볼페’는 대회와 달리 즐기자는 의도인 만큼, 결승전
에서 1등한 팀에게는 명예와 박수를 보내고 시상식 없
이 모든 문제를 시도한 참가자 전원에게 소소한 등반
장비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참가자들에게 많은 상
품을 주기 위해서 항상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신다. 메
인 협찬사가 정해지지 않아 매번 협찬사를 구하는 것
이 힘들다는 것을 참가자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끝으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였지만 참가자들
의 뜨거운 등반열정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그리고
‘볼페’에서 실력발휘를 못했던 참가자가 가을 대회에
서 여름에 흘린 땀의 결과로 양 어깨에 날개를 달고
마지막 홀드를 잡는 것이 등반경기위원회가 바라는
모습이다.
‘볼페’와 대회에 관련하여 기탄없이 의견을 주신다면
적극 반영하겠으니 언제든지 귀뜸해 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변화하고 발전하는 대회 및 페스티벌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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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한라산의 사계
오희삼 (항공대 86)
낙엽 떨어진 한라산의 초겨울 풍경은 차갑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론 세월의 앙금을 벗어 오히려 따스함을 머금은 수
묵화의 표정을 짓는다. 늘상 불어오던 바람이 억새 숲을 헤집고 간밤의 안개가 이른 아침 무시로 서리꽃으로 피어나는
건 필경 이 산의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자연의 명징한 모스부호랄까. ‘코스모스 한들거리고 억새 춤 살랑대는 가을은
이제 갔노라’며 겨울 맞을 채비를 하라는 자연의 주문인 것이다.
한라산 서쪽 허리춤에 우뚝 솟은 노꼬메오름에서 본 한라산은 흡사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야누스의 공간이다. 한
다리 건너면 풍덩 가을에서 겨울로 한달음에 달려갈 듯이, 다가오는 계절은 늘 가까이에 있다. 높아서 노꼬메오름인데,
더 높은 한라산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1930년 한라산에 올랐던 노산 이은상 선생은 그래서 저 산을 ‘하늘산’이라 불
렀다. 하긴 시기를 가늠할 수 없었던 설화의 시대에 저 산 정상에서 남극 위로 잠시 떠올랐다 사라지는 별을 보면 장수
한다는 전설이 있었다지. 중국의 형산과 이곳 한라산에서만 볼 수 있었다는 전설의 별, 노인성.
수학여행으로 설악산을 찾았던 고등학교 시절, 소공
원 기념품 판매대에서 처음 대면했던 에델바이스, 유
리병 속 곱게 포장되어 선물로 팔렸던 에델바이스를
그저 귀한 풀이라고만 생각했다. 대학산악부 시절, 설
악산 릿지 등반하며 만났던 에델바이스는 그 바위투
성이 험악한 곳에서 어찌 그 찬바람 맞으면서 자랐을
지, 참 대견스럽게 느껴지던 꽃이었다. 그리고 한라산
산정 백록담이 내려다뵈는 산정 한 모퉁이에 수줍게
피어난 저 한라솜다리를 만나던 날 납작 엎드려 한참
을 들여다본다. 어찌 요리 고고할까. 다섯 장의 꽃잎
위로 피어난 독수리오형제처럼 한라산을 지켜온 걸까.
방송국에서 한라솜다리 피는 곳 가르켜주라 애원해도
꼭꼭 숨겨놓고 마치 나만의 비밀정원으로 여기던 날
있었다. 남에게 보여주면 혹 달아날 선녀 같아서. 인적
없는 깊은 산 속 피어난 나만의 보물 같아서.
8 한국대학산악연맹
포토 에세이, 한라산의 사계
제주를 찾는 여행자들이 자주 찾으
면서도 발음하기 어렵다는 ‘어승생’!.
조선시대 임금이 타는 어승마가 이
곳에서 났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를 병풍처럼
두르고 솟아 있다. 이곳이 백록담 다
음으로 시야가 뻥 뚫려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일제시대 일본군들이 미군
의 폭격에 대비해 어승생 정상에 대공
포 진지를 만들었는데 지금도 오롯이
남아 있다.
고려시대에는 이곳 평원에 말을 풀
어놓아 길렀는데 몽고인들이 ‘어스솜’
이라 부르던 것을 한자로 옮기면서 어
승생으로 발음한 듯 싶다. 여기에 임
금이 타는 말이라는 스토리텔링까지
억지로 붙이니 의미상통이렷다.
어스솜은 ‘물이 좋은 땅’이라는 소박
하고도 정겨운 뜻도 있다. 실제 이곳
의 물이 지금도 제주도민을 먹여 살리
는 와이계곡 수원지이다.
한라산은 노루의 고향이
다. 백록담에 살얼음 끼고
차가운 서북풍이 선작지왓
의 평원을 할퀴면 한라산
의 노루들은 하산을 준비
한다. 한 겨울 먹거리가 모
두 눈 속에 파묻히기 때문
이다.
누렇던 털이 이맘때 쯤이
면 짙은 갈색으로 변하고
봄에 출산한 새끼들도 어
엿한 어른의 풍모를 갖춘
다.
봄과 여름을 거치며 한라산의 고원을 누비던 이들에는 이제 힘겨운 겨울나기의 시련이 닥쳐온 것이다. 과거에는
산 아래 마을도 평화로웠다. 넓디넓은 중산간 들녘도 저들에게는 평온한 보금자리였기 때문이다. 겨울에도 따뜻
한 숲 곶자왈이 있었고 추수를 끝낸 밭에도 저들의 주린 배 채울 정도의 양식은 농부들이 남겨두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곳곳에 골프장이 들어서고 아우토반을 닮은 직선도로가 뻥뻥 뚫린 오늘날의 상황은 다르다. 곳곳마다 올
무가 도사리고 속도를 가늠할 수 없는 자동차들의 끝없는 행렬, 게다가 중산간 지대까지 대규모 경작지가 들어서
면서 이제 저들은 농작물을 훔치고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공공의 적’으로 낙인이 찍히고야 말았다. 급기야 농작물
에 피해를 준다는 명목으로 올해부터 유해야생동물로 지정, 일정지역에서는 사냥의 표적이 되었다. 멸종위기종이
라며 겨울에 먹이주기 운동을 펼치던 때가 20년 전 일이다. 어미를 잃은 어린 노루들은 잡아서 우리에 가두고 관
광객을 위한 동물원도 만들었다. 야성을 잃어버린 새끼노루들은 먹이를 주는 사육사가 제 어미인 줄 알고 배고프
다며 종종거리며 따라다닌다. 또 다시 20년 후 멸종위기에 몰렸다며 호들갑 떨 날이 다시 올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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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한라산의 사계
길이 있었다.
단풍나무 서어나무 물참나무 오순도순 숲을 이뤄 고요하고, 가녀린 산새들의 노래가 바람결에 아련한 선율로
귓바퀴에 스미던 길. 늦은 가을 우수수 떨어진 낙엽 밟으며 낮은 언덕에 올라서면 그곳엔 놀라운 광경이 펼쳐진
다. 산 속 깊은 곳에 어찌 이런 호수가 숨겨져 있었을까? 싶게 사면이 완만한 능선으로 에둘러져 포근함이 밀려
오는 곳. 첫 대면의 순간은 홀연히 맞닥뜨린 황홀한 평화 바로 그것이었다. 접시에 부어 놓은 물처럼 잔잔한 수
면은 실바람에도 수줍게 찰랑대며 쏟아지는 햇살에 물비늘이 보석처럼 빛났다.
문패도 어쩜 그리 어울리게 잘 달아놓았을까. 사라오름. 한라산정의 장엄한 백록담이나 밑창이 터질 만큼 깊어
서 전설 속의 설문대할망이 빠져 죽었다는 물장올의 비장미와는 유다른 사라오름의 산정호수는 살가운 어미의
따스한 품에 안긴 것처럼 아늑하다.
공중에서 내려다본 사라오름의 호수면은 어릴 적 콤파스로 동심원을 그려놓은 듯 동그란 것이 꼭 한가위 보름
날 떠오른 달덩이 같다. 호수의 둘레는 어림잡아 250여 미터, 호수를 빙 두른 오름 정상의 능선 둘레는 1km 남
짓하다. 가장 높은 곳의 해발고도가 1325m. 울울한 한라산 원시림 꼭 한가운데 솟아 있는 셈이다.
화산폭발 시 형성된 화산쇄설물, 송이가 가득 고여 있는 사라오름의 분화구는 비가 올 때만 호수를 이룬다.
한여름 폭우가 내린 뒤 호수 가득 출렁이는 물결이 사라오름의 백미다. 바람 잔 어스름 무렵이면 노을빛 붉게
물든 한라산 정상의 그림자가 호수에 스며들어 환상적 풍경을 빚어낸다. 갈수기에는 푸른 호수 대신 널따란 분
지가 형성되고 겨울이 되면 어느새 빙판을 이루며 계절 따라 색다른 멋을 선사한다. 한라산 국립공원 지정 이후
인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사라오름이 2011년 11월 1일 마침내 일반에 공개되며 신비의 호수를 세상에 드러
냈다.
10 한국대학산악연맹